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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익에는 그만큼의 대가를 요구하는 법이다. 화학연료를 발견해내어 산업혁명을 이루고 현대에 이르기까지 많은 도움을 받았지만 그 대신 지구온난화 위험이라는 문제를 떠안게 되었지 않았는가. 또한 컴퓨터라는 발명품 하나로 정보혁명의 토대를 마련하고 손으로 기록하고 큰 부피를 차지해야했던 사회 전반의 광대한 데이터를 작은 노트북 하나에도 저장할 수 있게 되었지만 그 만큼 범죄에 취약해졌다. 옛날에는 모든 정보를 손으로 기록하여 문서 등 눈에 보이는 물체로 보관해 손에 넣으려면 직접적 침입이 필요했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모든 정보가 컴퓨터의 데이터베이스에 집약적으로 저장되어있고 이 컴퓨터들이 서로서로 연결된 네트워크 사회이기 때문에 지구 반대편에서도 그 정보들을 빼내올 수 있다. 자판만 두드려서 자신의 계좌에 수십억을 입금할 수도 있고 어떤 회사의 중요한 기밀을 빼올 수도 있으니 이 얼마나 큰 문제가 아니겠는가? 그러한 까닭에 그동안 네트워크로 연결된 이 컴퓨터 세상의 문제점들이 지적되어왔지만 단순히 해커들의 공격에 방어하는 보안 관련에서만 발전을 보이고 있다. 아직은 컴퓨터를 이용한 정보 보관을 뛰어넘는 방법이 현실적으로 없는 이유도 있지만 아직 그 문제를 심각히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영화 다이하드 4.0에서는 우리들의 이러한 불감증에 항의라도 하듯 한 명의 뛰어난 해커의 파이어 세일이란 무엇인가? 파이어 세일은 국가 전체구조에 대한 체계화된 3단계 공격을 뜻한다. 1단계는 모든 교통체계를 무너뜨리는 것, 2단계는 재정과 주요 통신망을 마비 혹 장악하는 것, 3단계는 가스, 수도, 전기, 원자력 등 모든 공공시설물에 대한 통제권한을 뺏는 것이다. 이 모든 단계가 진행된다면 한 국가가 석기시대로 변하는 것은 식은 죽 먹기가 된다. 물론 이런 파이어 세일은 이론적으로만 가능하고 실제적으로는 실현되기 힘들다. 영화에서 나오는 것처럼 중요한 국가 공공시설에는 직접 수동으로만 제어할 수 있게 되어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파이어 세일 3단계까진 아니어도 1, 2단계 정도는 충분히 진행될 수 있다.

솔직히 현대의 대표적 문제들처럼 이 문제의 경우도 뚜렷한 해법이 제시되지 못한다. 단순히 당사자들의 윤리의식을 심어준다느니 하는 방법은 전혀 쓸모없다. 자신의 손에 세상이 놀아나는 것을 재밌어 하는 해커나 염세주의 해커에게 “해킹은 나쁜 것이다.”라고 한다고 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결국 우리는 동전의 양면성처럼 편리함과 위험함을 동시에 지니고 있는 정보의 디지털화에서 공격에 맞서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보안체계를 수립해야한다. 단순히 각개의 본안체계가 아닌 긴밀히 연결되고 상호보완 되도록 말이다. 날이 갈수록 역동적으로 변하는 해킹기술을 제대로 아는 것 또한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