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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먼드 파이스트/황금가지

왕국의 많은 대공령 중 하나인 크라이드의 보잘 것 없는 한 소년이 있었다. 그 소년의 이름은 퍼그. 퍼그는 고아로 옛날부터 고아들을 맞아 키워주는 요리사와 요리사의 아내 밑에서 컸다. 매일 요리사의 심부름 등을 도맡아 하지만 또래들에 비해 체구가 작고 그리 강하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요리 재료를 구하러 갯벌로 나갔던 퍼그는 폭풍우를 만나 성으로 돌아오던 중 멧돼지를 만나게 된다. 조약돌이나 날리는 슬링만 가지고 있던 퍼그여서 금방 멧돼지 밑에 깔리고 말았다. 멧돼지가 자신의 큰 어금니로 퍼그를 찌르려는 찰나 멧돼지는 화살에 맞고 퍼그의 다리 위로 쓰러졌다. 퍼그를 구해준 사람은 장궁을 들고 있는 한 사내였는데 그는 자신이 멧돼지를 놀라게 해서 퍼그가 위험해 처했다며 같이 자신의 오두막으로 가자고 했다. 퍼그는 잠시 그를 의심하기도 했지만 따라갔고 그 곳에서 마법사인 컬간과 만나게 된다. 컬간은 그 때 퍼그에게서 많은 재질을 발견했다. 그러나 이 만남이 자신의 운명을 바꾸게 될 줄 모르고 있던 퍼그는 평화롭게 쉬기만 했다.
몇 달 후 퍼그는 절친한 친구 토머스와 다른 또래 아이들과 함께 이 나이가 되면 의례적으로 치루게 되는 도제 행사에 참여했다. 도제 행사란 각 분야의 명인들이 자신의 제자를 뽑는 것이었는데 뽑히면 계속 그 분야에 대해 배울 수 있고 뽑히지 못한다면 어부 등의 직업으로 일생을 마쳐야 했다. 몸이 외소했던 퍼그는 또래들의 대장 격인 토머스가 일찍 검의 명인 펜논의 도제로 들어가는 것에 반해 끝까지 뽑히지 못했다. 퍼그는 매우 부끄러워했는데 그 때 컬간이 크라이드의 영주인 보릭 영주에게 간청하여 자신도 도제를 뽑게 해달라고 했다. 자비로운 보릭 영주는 흔쾌히 허락했고 컬간은 지체 없이 퍼그를 뽑았다. 그 뒤 퍼그는 컬간 밑에서 마법을 배웠지만 이상하게도 그가 지닌 비밀적인 능력이 마법을 해보려고 할 때마다 그를 막았다. 그러나 컬간은 퍼그를 파문하지 않았고 그에게 그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인내심을 가지라고 하였다. 퍼그의 진가는 곧 발휘되었다. 퍼그는 크라이드에서 제일 아름다운 보릭 영주의 딸 칼리안을 수행하였는데 칼리안이 트롤들에게 쫓길 때 퍼그가 단 한번에 본능적으로 외친 마법으로 트롤들을 모두 죽여버린 것이었다. 이 일로 퍼그는 영주의 신하가 되고 신임까지 얻었다. 그리고 칼리안의 사랑까지 받게 되었다.
하지만 퍼그와 그의 토머스가 다른 세계에서 온 듯한 사람과 배를 발견하게 되면서 그들의 평화는 깨졌다. 여러 달이 흐르면서 이 문제를 연구한 사람들은 결국 이 결론을 내렸다. 다른 세계에서 강력한 마법사들이 공간이동을 할 수 있는 것을 발명해냈고 우리들보다 훨씬 강력한 군대를 가진 나라가 이 세계로 침입한다는 것이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이들은 일단 서부에서 엘프, 드워프들과 힘을 합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퍼그, 토머스, 컬간, 보릭 영주, 영주의 장남인 라이엄, 둘째인 아루사는 동부로 가서 왕에게 직접 원조를 요청하기 위해 길을 떠났다. 불행하게도 반지의 제왕에서 반지 원정대가 깨졌듯이 이 결속도 깨지게 되었다. 지름길인 드워프들의 고대 광산을 지나던 일행은 레이스를 만나서 토머스와 헤어지게 되었다. 이 토머스를 찾으러 드워프들의 우두머리인 돌간이 혼자 다시 광산으로 들어갔고 나머지 일행은 슬픔을 감추며 수도인 릴라논으로 향했다. 돌간은 한참 뒤 전설로만 여겨지던 골드 드래곤과 함께 있는 토머스를 발견했다. 이 골드 드래곤은 엄청나게 강력하여 고대 마법으로 엄청난 수명을 누리고 있었다. 그런데 골드 드래곤이 돌간과 토머스에게 이제 자신은 천수를 누렸다며 세상을 떠날 거라는 것이었다. 결국 골드 드래곤은 인간과 드워프 앞에서 숨을 거두었고 돌간은 드워프들의 왕의 상징인 툴린의 망치를 얻고 토머스는 고대 마법이 깃들어 있는 골드 드래곤 갑옷을 얻게 되었다. 이 둘은 드워프들의 영역으로 돌아가 시공간을 초월해 쳐들어 올 추라니들을 대비하게 되었다. 이 때 보릭 영주 일행은 릴라논에 도착했지만 그들이 접한 것은 수많은 악당들에게 둘러싸여 광기에 사로잡힌 왕과 보릭 영주 일행을 시기하는 귀족들의 심복들뿐이었다. 결국 희망 없이 릴라논을 떠난 보릭 영주 일행은 끔찍한 사실을 접했다. 추라니들의 공격이 시작되었다는 것.
결국 보릭 영주 일행은 크라이드로 돌아가는 대신 서부의 왕국 주력 군대가 있는 곳으로 향했고 그 곳에서 추라니들과 전투를 벌였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퍼그가 추라니들을 정찰하던 중에 사로잡히고 말았다. 그 후 수 년 동안 추라니들과 서부의 왕국 군대는 끔찍할 정도로 싸웠다. 그동안 동부와 릴라논의 왕은 단 하나의 관심도 나타내지 않았지만 말이다.
이 수 년 동안 퍼그는 추라니들의 세계로 공간이동 되어 다른 인간 노예들과 노예 생활을 시작하였다. 그 동안 모든 것에 익숙해진 퍼그는 추라니들의 말도 할 수 있게 되었고 왕국에서 음유시인이었던 친구도 사귀게 되었다. 이 둘은 무슨 일인지 어느 추라니 귀족의 관심을 받았다. 그 이유는 몰랐는데 퍼그는 추라니들이 위대한 자라고 부르는 이들에게 놀라운 관심을 끌었다. 위대한 자들은 퍼그를 당장 어느 곳으로 데려갔다. 이 곳에서 퍼그는 마법사로 키워졌는데 결국 퍼그는 진정한 마법사가 되면서 자신을 모두 지배하게 되어 어느 누구도 거역할 수 없는 대마법사가 되었다. 그리고 마법사가 되면서 잃어버렸던 기억도 되찾게 되었다. 그리고 퍼그는 위대한 자의 신분으로 자신의 친구와 그 귀족에게 찾아갔다. 그 곳에서 자신의 친구에게서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 귀족들은 전쟁에 반대하는 온건파로 화친을 하기 위해 퍼그의 친구를 길잡이로 동원, 왕국의 왕을 찾아가 화친 서안을 보내겠다는 것이었다. 추라니들의 황제는 전쟁을 바라고 있지 않지만 전쟁 부족들과 황제와 대등한 권력을 휘두르는 위치의 추라니가 전쟁을 일으키고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퍼그는 마법사가 되면서 추라니의 신분을 받았기 때문에 다시 왕국으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했다. 그러나 그 것은 운명이 아니었다.
추라니들의 광폭적인 살인행위에 반대한 퍼그는 결국 대난동을 일으킨 후 왕국으로 도망쳤다. 그런데 왕국에 들어선 후 서부 전선으로 간 퍼그는 안 좋은 소식부터 들었다. 보릭 영주가 추라니의 화살에 맞아 죽기 직전이고 자신의 친구와 추라니 귀족은 릴라논에 갔다가 죽기 전에 도망쳤다는 것이었다. 결국 보릭 영주도 사망했지만 컬간, 다른 모든 이들은 대 마법사가 되어 돌아온 퍼그를 환영했다.
그 후 퍼그와 다른 선한 이들은 추라니들을 물리쳤고 광기에 찬 왕도 후회를 하면서 죽었고 이제 보릭 영주의 장남 라이엄이 왕위에 올랐다. 퍼그와 컬간은 고대의 대마법사로 시간과 공간을 예전에 통달했으며 인간으로서의 벽을 수 세기 전에 무너뜨린 대마법사의 고서들을 갖게 되었다. 그리고 많은 정치적 이야기와 혈연 이야기들이 밝혀졌다. 더욱이 추라니 귀족의 지휘아래 4천명의 추라니 병사들이 왕국에 남아 그 용맹을 북쪽 고블린들에게 떨쳤다.
이제 퍼그와 토마스는 어렸을 때의 소망처럼 퍼그는 대마법사가 되었고 토마스는 골드 드래곤의 갑옷에 깃들어 있던 고대 악의 마법사를 떨쳐버리고 그 갑옷을 진정으로 자기 것으로 만들면서 훌륭한 전사가 되었다.
//김만용//